시국이 불안정하니 갑자기 스페인이 생각난다


 올해 유로 2008에서 스페인이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평소 축구엔 관심이 없어 별 감흥이 오지 않지만 이왕 스페인을 언급했으니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해 늘어볼까나. 물론 시국이 불안정한 우리네 사정도 곁들었지만 말이야.


 1936년쯤인가 총선으로 인민전선이라는 좌익정부가 들어섰는데 그 동안 스페인을 다스렸던 기득권층, 즉 대지주, 교회, 군부에게 억눌려있던 노동자 농민들이 들고 일어났대. 아마 뼈빠지게 일해봐야 기득권층들 배만 채우고 자신들의 몫이 하나도 남지 않아서 불만이 쌓였나봐. 그러니 토지계혁을 주장하던 인민전선에게 몰표를 주었다지? 
 가난하고 무식한 노동자 농민들에게 재산이나 다름없는 토지를 빼앗기자 기득권층들은 속칭 '빨갱이' 인민전선정부에 불만을 품었고 특히 스폐인령 모로코에 머물던 프란시스코 파울라노 에르멘네힐도 테오둘로 프랑코 이 바하몬데(Francisco Paulino Hermenegildo Teódulo Franco y Bahamonde 이하 프랑코) 장군이 군대를 이끌고 스페인을 향해 처들어갔다. 기득권층치곤 자신의 재산이나 권력을 그냥 포기못할 것 같아 반란을 일으킨 거지.

 스페인 내전이라 불리우는 이 전쟁은 20세기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겠지만 정작 2차 세계대전이라는 큰 전쟁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다. 왜 중요하다면 두 세력 즉 노동자 농민 지식인을 대표하는 인민전선 공화파와 기득권층을 상징하는 프랑코의 군대 간의 벌인 이념의 대결이 소련과 나치독일. 이탈리아의 지원을 통한 대리전으로 확산된다는 거지. 누가 봐도 프랑코의 국가전복을 위한 반란인 걸 안 세계각국의 지식인들이(개중에 공산, 사회 주의자들이 대거 몰려왔었다) 의용군으로 자원 입대하여 프랑코 군대와 싸웠다. 비록 언어나 민족은 달라도 자신들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싸웠지만 문제는 그들은 어디봐나 정식군대가 아닌 용병에 불과했고 또 무장과 보급이 프랑코 군대에 비해 엄청 딸렸다. 또한 인민전선을 지원하기로 한 소련은 거리가 멀어 지원하기가 시원치 않고 거기다 스탈린주의를 강요하다보니 순수한 혁명과 이상을 추구한 세력이 불만을 품어 따로 갈라져 나왔단다. 결국 인민전선정부는 빈약한 무장과 보급, 내분으로 인해 프랑코 군대에게 깨져 역사 속으로 사라진 거지. 그 와중 독일공군이 게르니카에 수많은 폭탄을 떨궈 생지옥으로 만들었으며 주민들에게 기관총 세례를 난사한 걸 안 피카소가 그림으로 표현한 건 다들 아실테고.
 어쨌든 1939년, 내전에서 승리한 프랑코는 1975년 죽을 때까지 스페인을 철저히 다스리는 어버이수령이 되어 자신에게 반대한 공화파(노동자, 농민, 지식인)와 공산주의자들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처리했지. 뭐 철권독재자의 전형적인 스타일이라 생각하면 돼.

 거기다 프랑코는 골수 카톨릭신자라 카톨릭교회에 대해 우호적이었고 지원과 특혜를 아끼지 않았단다. 당연히 교회는 프랑코를 지지하게 되었고 인민전선을 빨갱이로 몰아붙일 게 틀림없으렸다. 마치 현 대통령이 지원하는 대형교회의 목사님들이 촛불시위를 빨갱이 운운하는 것 처럼.
 물론 촛불시위도 점점 과격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그 어떤 것을 빨갱이 같은 이념적 작대로 판단하는 것만큼 어리석고 시대착오적인 건 없지. 지금 20세기 냉전도 아니고 공산주의도 소멸된 21세기 지금에도 무슨 빨갱이 운운하는 건 솔직히 지겹지도 않나? 거기다 북녘의 위험을 맨날 강조하니 진짜 어이가 없지. 빅 브라더를 상징하는 철권독재자가 늘 쓰는 방식이 적대적 상대를 강조함으로써 나라를 거대한 병영으로 만들어 국민들을 통제하더니 딱 그 꼴이구나.


 마지막으로 잊을 만하면 섭섭할 우리네 슈퍼스타. 조갑제 선생의 잣대대로 프랑코를 평가하면 대충 이렇다.

 '빨갱이'로부터 조국을 구한 구국의 영웅이라고. 인민전선이 좌익이란 이유 만으로 설명 끝.


 - 걍 꼴린대로 끄적인 정크갱 - 

by 정크갱 | 2008/06/30 23:57 | 불만불평 | 트랙백 | 덧글(4)

트랙백 주소 : http://junk96.egloos.com/tb/195735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나타라시바 at 2008/07/01 00:18
대략 이 스페인 내전에서 코르토 말테제가 실종되었다는 설정이 있지요

전쟁사에서 꽤 중요한 사건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모른다는 것이 아쉬움
Commented by 정크갱 at 2008/07/01 12:52
그 굽본좌께서도 아직 다루지 않으셨더군요. 단행본으로 추가될러나.
Commented by Gillipolla at 2008/07/01 00:38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프랑코를 그런식으로 평했다고 알고있습니다. 아직 프랑코를 그리워하는 노인층은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이번스페인우승은 시사하는바가 크다고합니다. 어떻개보면 스페인정부가 노력했던 스페인화합의 첫성과랄까요..
Commented by 정크갱 at 2008/07/01 12:53
하긴 지난 군사정권시절땐 좌익에 관련된 건 거의 죄악시되었던 시대였으니 좋게 평가할 수 밖에 없죠.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